질문 = 재수생이 수능 수석을 하는 이유는? (그 어떤 대답도 좋습니다. 가르침 좀...)
제가 요즘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답이라고 생각하는 의견이랄까, 답까지는 아니어도,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 미리 감사합니다.
우선 저의 전제부터 밝힙니다.
1. ‘극극최상위’는 노력으로 극복 불가하다. 40만 명 50만 명 경쟁자 중 노력으로 0.2~0.25% 정도인 1000등 안에는 들어갈 수 있지만, 지적으로 타고 나지 않으면 0.02~0.025% 정도인 100 등 안에 들기는 불가하다. ‘수석’은 더할 것이다.
2. 스포츠에서도 이를 ‘경험적으로’ 알 수 있다. 마라톤은 중동부(中東部) 아프리칸 더 정확히는 케냐나 이디오피아인들(혹은 그 이민자들)이 휩쓸고 있다. 100m는 서부 아프리칸의 후예들인 미국인과 자메이카인이 장악하고 있다. (한국 100m 최고 기록은 10.07 초이다.(2017년 6월 17일 작성) 24년 파리 올림픽 100m 참가 가능 기록은 10.00 초이다. 당연히 한국인 중 내년 올림픽 100m 종목에서 뛸 선수는 없다. 한국인이 단거리 연습에 게으른 게 아니라, 흑인 등에 비해 인종적으로 단거리 능력이 안 되는 것이다.)
3. 공부도 마찬가지. 예비고사-본고사 시절, 그리고 학력고사 시절, 대입 수석은 대부분 고교 재학생에게서 나왔다. 재수생이 나온 것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4. 이유는 간단하다. 대입 수석을 할 정도의 머리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애초 재수를 할 필요가 없이, 서울대 최고 학과에 무난히 갔기 때문이다.
5. 일례로, 필자가 대학에 입학했던 1984학년도 학력고사는 이전 해(83학년도 학력고사)에 ‘고득점 재수생’이 양산됐기에 현역이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332점(340점 만점) 수석 3명 모두 현역에서 나왔다. 과문 탓인지 모르지만, 학력고사 수석을 재수생이 차지한 기억이 필자는 없다.
6. 한데 이런 경향은 요즘 수능에서는 완전히 깨진 듯하다. 24학년도 수능 수석만 해도, 틀린 것이 없는 수석(단 1명 나옴)이든, 표점 만점 수석이든 모두 재수생이다. 23학년도 수능 만점자는 모두 3명이었는데, 1명이 재수생이었다. 22학년도는 고려대 행정학과 재학생이 반수로 유일한 만점을 받았다.
7. 45만이 치른 시험에서 ‘단독우승’을 할 확률은 기계적으로만 따지면 0.0002222...%이다. 두 명 ‘공동우승’이라고 해도 확률은 0.000444...%이다. 이것이 ‘순수한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일까? 순수한 노력으로 누구나 손흥민 이강인이 될 수 있다면, 우리나라는 월드컵에서 항상 4강에 들어갈 것이다. ‘유전적 표현형’으로 황인종인 사람이 복싱이나 종합격투기(MMA) 헤비급에서 1위를 차지하기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필자는 본다.
8. 그런데, 왜 최근 수능에서 재수생이 이렇게 강세를 보일까? 예비고사-본고사 시절이나 학력고사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셈인데.
9. 재학생은 내신 공부에 치중하느라, 수능형 문제 풀이에 대비할 시간이 재수생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진, ‘극도로 프로페셔널한 대입재수학원’이라는 사교육이 공교육을 압살한 탓일까?
그 어떤 의견이든 좋습니다. 아니면, 제 전제와 결론에 대한 혹독한 비판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정말로 궁금합니다. 제가 몇 년째 고민해온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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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고3은 학교의 영향이 상당히 큰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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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학교의 영향, 사교육의 영향으로 보시는군요. 감사합니다, 답변...
학교에서 수능과는 동떨어진 내신만을 위한 암기형의 문제(작수 만점자분 중 한 분과 같은 학교 재학중입니다..!)를 풀이하며 시간을 버리는 동안 수능에 적합한 공부를 더 해온 사람이 시험을 잘 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당 물론 학교에서는 내신도 수능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고 전부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부의 초점이 다르니까요..
아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요즘 수능은 어쨌거나 유형화가 되어있는 것 같아요 문제들이
예전에 비해서 많은 양의 훈련으로 커버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최상위권은 사실 이상치 몇명이기 때문에 그냥 해마다 상위권이 얼마나 있느냐의 문제라고도 생각되고요.. 요근래 단지 현역 최상위권이 임의성에 의해서 약세였다고도 봅니다
아하, 많은 양의 훈련으로 커버 가능요... 한데, '현역 최상위권이 임의성에 의해서 약세'라라고 하신 말씀은 무슨 뜻인지 제가 머리 부족으로 이해를 못 했습니다. 조금 더 쉽게 풀어주실 수 있을까요?
앞 문장 '최상위권은~문제라고도 생각되고요'는 해마다 같을 것이기 때문에(저는 특정 해에 머리 좋은 이들이 집중적으로 태어난다, 는 식의 이야기는 믿지 않습니다.) 그건 생각할 거리가 안 되지 않나 감히 생각합니다. 그냥 정규분포표대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저는 보기에...
고견 감사합니다.
저도 글쓴이분 의견에 동의합니다. 특정 해에 머리 좋은 이들이 집중적으로 태어나는건 말도 안되죠. 매 해 수준은 다 비슷합니다. 다만 제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매 해 최상위 10명정도의 수준은 정규분포대로 태어나는 것과 관련없이 임의성이 강하다고 봅니다. 뭐 이게 태어날때 정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쉽게 생각하기 위해 태어날 때 수능만점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예전엔 해마다 한두명씩은 충분히 고3때 수능만점을 얻을 사람들이 태어나는 반면 22,24학년도 입시를 치룬 고3들중에서는 수능만점을 얻을 사람이 안 태어났다... 이런 말이죠 전 사실 여전히 최상위권은 현역이 재수생을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올해 표점수석과 만점자를 재수생이 가져갔을 뿐이죠 1,2틀 라인까지 내려가면... 재학생이 여전히 우세를 가져가고 있을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의대편중현상이 심해지면서 잘하는 친구들이 계속 수능을 한번 더 보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같은 경우는 고3때 적당한 수준의 득점을 해서 서울대 무슨과를 진학한다면 그게 입시 끝이었는데 요즘은 고3때 적당한 수준의 고득점을 해도 만점수준의 득점으로 서울대의대를 가기 위해서 입시를 다시 하는 인원들이 많으니까요. 이 인원들의 등장으로 현역 수석들의 자리가 뺏긴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아하, 1틀 2틀로 내려가면 여전히 재학생이 강세일 것이다. 또한 의대 편중 현상으로 예전에는 서울대 법대를 갔을 친구도 재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군요.
흠...
고견 감사합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저 때는 전국 300명 정도면 서울대 법대도 갔기에, 굳이 재수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못 가는 대학 학과가 없는데 무슨 재수를 하나요?
한데 요즘은 200등을 해도 원하는 대학을 못 갈 수가 있군요.
세상 참 많이 변했습니다.
고견,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한데, 하나만 아주 무식하고도 솔직하게 묻고자...
그럼, 22학년도 수석은 고대 행정학과 재학생이었다는데...
고대 행정학과 재학생은 그해에 수시 납치를 당했던 것일까요? 특정해서 죄송하기는 한데, 너무 궁금합니다.
저도 그 분을 아는것은 아니라서 명쾌한 답변은 못해드리겠으나... 그 분이 정말 현역때 고대 행정학과 성적이었는데 재수를 통해 드라마틱한 성적 향상으로 그 해 수석을 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글쓴이분 말씀대로 고3 수능또한 잘봤지만 수시납치를 당했다던가, 혹은 현역때 6,9는 매우 잘봤으나 수능때 컨디션 난조로 평소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던지요...
답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옿해 표점 수석 형이랑 mmi학원 같이 다녀서 어느정도? 아는데
그 형 현역 때 내신러였고 수시로도 설의 1차 붙었다 2차에서 떨어졌대요
아마 극상위권은 내신 챙기느라 현역 때 수능 공부를 못해서 재수를 해야 정시로 탑 찍을수 있는듯
문제 될시 댓삭 예정
아하, 내신 때문으로 보시는군요. 한데 그 형이 지난 해 수능에서 몇 개 정도 틀렸는지 혹시 아시나요?
아무리 극상위권 천재라 할지라도 수능에만 집중한 것과 그렇지 않은 건 차이가 큽니다.
으흠, 수능 문제 유형 적응에 재학생이 불리하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본고사 시절에는 최상위권들이 한번만에 원하는 대학을 가는 경우가 많아서 굳이 재수를 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소득수준이 올라와서 교육에 더 투자하는것에 망설이지 않는경우가 많아져서도 있을듯
본고사 학력고사 시절에는 전국 300등 정도만 해도 못 가는 대학 학과가 없었으니 재수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소득 수준 증가로 인한 사교육 투자를 이야기하시는군요.
고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역시 의견이 이쪽으로 모이는군요...
글과는 관련이 없지만 선생님께서 모든 걸 쏟아부어내며 공부를 하면 누구나 상위 1퍼센트는 가능하다고 하신 걸 봤습니다
저도 동의는 하나 그런 모든 걸 쏟아부어낼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머리가 좋아 극극상위권으로 가는 사람보다 드물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개로 글에 대한 제 부족한 견해를 밝히면 수시라는 제도가 입시의 주가 되어,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보단 내신을 챙기다보니 머리가 좋고 똑똑하다고 해도 수능을 준비하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재수생이 수능 수석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하, 재학생은 재수생에 비해 수능 문제 풀이에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없다가 큰 변수라는 것이군요. 고견 감사합니다.
저도 선생님이 입시를 치루던 때의 수시/정시의 비율을 몰라 정확히는 말씀을 못 드리겠으나
수시가 늘고 정시가 줄며 수능 만점을 받을 수준의 가능성을 지닌 학생들은 이미 수시로 대학을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 수시 비증 증가로 수능 문제 풀이에 전념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여기서 많이 듣게 됩니다.
참고로 학력고사 때는 요즘으로 치면 정시 100%라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고교 내신을 반영하기는 했는데, 등급당(총 15개 등급) 2.5~2.6점 정도였습니다.
340점 만점의 학력고사는 수학을 제외하고는 문제당 1점이었기에 등급 당 3문제 차이만도 못 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만점을 받아낼 재능의 학생들이... 많이들 수시로 가게 되는 거 같습니다
학력고사나 수능이 입시의 주였던 시점에는 자연스레 어린 시절부터 그런 공부를 하게 되고 머리가 좋고 똑똑한 학생이라면 현역 시절 수능 만점을 받을 절대적 시간을 다 채웠던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하, 고견 감사합니다.
현역의 경우 수능 만점을 노릴 정도로 실력있는 학생이면 당연히 정시에 앞서 수시로 서연카울성 의대를 노릴 수준일테니, 현역이었을 때는 수능보다 수시 관리에 치중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수능에 집중할 수가 없다가 아니라, 수능에 온전히 집중해야할 이유가 없죠. 1차적으로는 3년 동안 피눈물나게 관리한 학생부로 대학간다고 생각하고 있을 텐데
아하, 그런 면이 있군요. 감사합니다.
이번에 둘 다 원래 성의였어요 쌤ㅋㅋㅋㅋㅋ
허걱. 두 분 다 23학번 성의 합격생이었습니까? 와...
네ㅋㅋ 딱봐도 이거 모르시고 쓴 글 같았네요
Ps.쌤 글 애독잔데 올해 장수생 수능만점은 저로 가겠습니다...
와. 그랬군요. 가르침 감사합니다.
히릿콩 님 25 수능 수석 가즈아.
수능의 급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저는 의대 수준의 성취를 이루지는 못했지만은 입시가 요동침에 따라 (난이도 널뛰기, 출제 경향 등), 으레 말하는 '교과서 위주로(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내신 대비 수업)'의 공부보다 사설 모의고사를 끊임없이 반복하여 감각을 기르는 공부가 "우월하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등학교가 아닌 최상위권 재수반에서만 이루어지죠.
그러니 고등학교에 갇혀(표현이 이상합니다만 제 생각은 그러합니다. 고등학생들이 보는 시험은 더 이상 대부분의 고등학교에 갇혀 대비하기 어렵습니다) '어려운' 시험을 '비효율적인 공부'를 통해 온전히 대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시대인재 고등학교로 전학간 4학년은 되어야 아주 휼륭한 학생들이 만점을 따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하,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