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이렇게 갔다.
수능이 200일쯤 남았을 때,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삼수생에게는 너무 벅차고 힘들어서 집에 오는 길에 초등학교 운동장 스탠드에서 몰래 울고 들어온적도 있었다. 지난 날의 나를 탓하면서..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우리집이 나라는 삼수생 때문에 닥치는대로 일하는 부모님께 너무 미안해서...
그래도 나는 스스로를 위안했었다. 세번째 수능이 끝났을 때 난 미약하게나마 조금이라도 더 성장해있을것이고, 한살이라도 어릴 때 하는 실패가 훗날 큰 성공의 밑거름이 될것이라고... 하루하루가 황금 같다던 20대를 조금 더, 조금만 더 열심히 살아보자고..
그렇게 내 21살의 봄이 지나갔다.
그리고 21살의 여름이 찾아왔다.
여름이 시작하자마자 본 시험에선 힘겨웠던 3개월을 보상 받았고, 그 보상은 나의 21살 여름을 버티게 해줄 힘이 되었다. 나 같은 삼수생도... 나 같이 평범한 애도 어쩌면 이룰 수 있을거라는 묘한 울림.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게 들리는듯하다.
여름은 버티는 계절이라고 했다.
아마도 난, 잘 버틸 수 있을것 같다.
나는 혼자 이 전쟁터를 지나가고 있는것이 아니다. 부모님과 정말감사한 인연들이 날 이끌어주고 있는것이다.
늦은 밤.. 문득, 그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 분들 때문이라도 멋지게 다시 돌아가고 싶다.
나는 결국 잘 했냈노라고 자신있게 말하면서..
나의 오늘이 치열했던것처럼 내일 또한 치열할것이다.
오늘도 수고했다 어린 청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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