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T]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후회가 참 많아지는 시간입니다.
실감나지 않는 파이널은 눈 앞에 와 있고, 기대했던 9월 모평은 남들은 다 쉬웠다고 하는데, 내 등급은 6월과 별차이가 없고, 학기초에는 국영수 전과목 100, 100, 100을 찍고 정시고 수시고 어디든 질러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최저를 걱정해야 하는 수험생도 있을 겁니다.
세상에 뜻 대로 대는 것이 하나도 없지요. 원서 상담을 받아 보면 그간 한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던 대학들이 현실적 대안으로 언급되기 시작하고, 자괴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처음으로 알게 되기도 합니다.
대학을 가기 위한 수많은 전략들이 있지만 그 전략의 바탕에는 튼실한 수능 성적 혹은 내신 성적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왜 허송세월을 하며 시간을 낭비했는지 자책하게 되기도 합니다.
찬바람이 불면 다 그렇지요.
비단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 뿐만 아니라 성적이 잘 나오는 학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9월의 경우 말도 안 되게 국어 100점이 1등급이 되어 버렸지요. 100점을 받고 1등급을 받은 학생들도 시험장에서의 컨디션에 따라 1문제만 실수하면 2등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불안하면 반드시 악수를 둡니다.
불안하니까 눈이 가 있는 곳과 마음이 가 있는 곳이 다릅니다.
국어 비문학 지문을 읽으면 난이도가 높은 지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난독증이 생긴 것처럼 지문에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마음이 급해서 그렇습니다. 이 문제집을 빨리 풀고 또 다른 문제집을 풀어야 할 것 같고, 국어 공부를 빨리 끝내고 논술 파이널도 준비해야 할 것 같고, 선배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런 것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시간은 없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몸과 마음이 따로 놉니다.
성적이 잘 나와도 내가 1년 동안 땀흘린 결과물이고, 또 반대로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지금은 스스로를 조금은 믿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두른다고 빨리 갈 수도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노력한 결과물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성숙함이 필요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떼를 쓸 수도 없고, 자포자기하거나 울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1년 동안 함께 달려온 수험생 여러분!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 바랍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계획을 세우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철저하게 실천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냅시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 EBS 교재를 30회독을 하고, 10개년 기출 문제를 다시 풀어 보고, 시중에 나와 있는 파이널 문제를 전부 다 꼼꼼하게 풀어 보고, 문법이 약하니까 음운론부터 다시 기초를 철저하게 쌓고..... 그리고 하루에 잠은 2시간으로 줄이고, 공부에만 오로지 집중하고, 밥먹는 시간도 하루 세끼 합해 25분 이내로 줄여서 최대한 시간을 확보해서 공부에만 집중하자!!!!!! 이렇게 되면 좋겠지만 이건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보통 수험생이 통제할 수 있는 일과가 될 수 없음은 우리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부디.... 마음이 급하지만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합시다.
이 말은 비단 여러분에게만 드리는 조언이 아닙니다. 선생으로서 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쯤에 오면 1년 동안 가르쳤던 학생들에게 좀 더 노력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고, 파이널 때 조금이라도 더 머릿속에 집어 넣기 위해 마음이 급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항상 악수를 두지요.... 그래서 오늘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라는 말은 여러분에게 드리는 조언이기도 하면서 내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내 수업을 함께 했던 모든 학생들과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모두 잘 돼는 꼴(?)을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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